어제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버클리에서 버클리대학 한국학센터 주최로 열린 한국문학과 시 낭송회에 다녀 왔습니다. 소납이 사반세기전 버클리대학에서 연구중일 때에 방문교수로 다녀간 오세영 교수와 현재 와있는 권영민교수를 포함하여, 맥퀸 하바드대학 교수, 클레어 유 선생 등 엣날에 학교에서 인연있던 분들과 김희봉 버클리문학회장과 유봉희 시인 등 현지 문인들과 환담하며 모처럼 귀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한국문학과 시와 시조에 대한 강연 및 낭송을 한글과 영문으로 듣고, 미루어 두었던 문필에 대한 시작을 시도해 볼 생각을 냈습니다. 1980년대 후반 6년을 보낸 하와이와 1990년대 중반에 6년을 지낸 버클리를 제2 제3의 고향이라고 말할만큼 인상깊게 지냈던 기억을 되새기며, 이제 고성 아란야에에서 머물면서 선사님들의 유지를 받들고 여생을 보내려 하니, 감회가 몰려 옵니다. 시내에서는 매화와 목련 등 여러 꽃나무들이 봄을 노래하며 시절의 정서를 보였는데, 이곳 산위에 오니 싸락눈이 여기 저기 쌓여 있고 찬바람이 불어옴을 느끼며,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어제밤과 아침에 나무불을 지피며 화롯불의 따스함과 옛 정취도 즐기면서, 인문의 누리를 거닐어 봅니다. 어제 시내로 내려가며 들들길 옆에 피어 잇는 매화를 보고 적어본 것을 전합니다.
눈속에 꽃 피우고 비 맞아 잎 내는 님,
새 가지 밑 바탕엔 옛 뿌리 튼실하네.
해맑은 매화 그대를 벗을 삼고 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