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3-18 10:06
협존자
 글쓴이 : dowon
조회 : 2,818  

협존자脇尊者 Parsva

  <조당집>에 복타밀다의 법을 받고 널리 많은 중생을 교화하다가, 보신寶身 장자의 아들 부나야사를 만났는데, “제가 지금 출가하기를 원하는데 제도하여 주십시오,” 간청하므로 곧 출가시켜 구족계를 주니, 이내 과위에 올랐다고 전한다.

<전등록>에서는 존자의 아버지가, 등에 밝은 구슬이 놓인 보배좌석을 진 코끼리가 방에 들어오며 광채를 뿜는 태몽을 꾸고나서, 존자가 탄생하였으며, 복타밀다 조사를 만나 출가하여 시중을 들면서 잠을 잔적이 없어서, 협존자라고 불렸다고 한다.

부나야사를 만나서, “어디서 왔느냐?” 하니, “제 마음은 가지 않습니다.” “어디에 사는가?” “제 마음은 머물지 않습니다.”

등등의 문답을 한 뒤에 제자를 삼아 구족계를 주고, 다음과 같은 게송과 함께 법을 전하였다고 전한다.

 “참 몸은 자연스레 스스로가 진실하고, 진실을 말미암아 이치 있음 설하느니, 진실한 법 진실하게 깨달아서 얻게 되면, 오고감도 없거니와 머뭄 또한 없느니라.

 眞體自然眞 因眞說有理 領得眞實法 無行亦無止”

조사가 법을 부촉한 뒤에 즉시 신통변화를 보이고, 열반에 들어 삼매의 불로 스스로 태우고 나니, 사부대중이 여러 곳에 사리를 봉안하고 공양하였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집 떠나 스승 섬겨 도 닦는 살림살이

             잠시도 눕지 않고 평생을 깨어 살아,

                 수행의 본이 되신 분, 그 이름은 협존자!

수행자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살아가려면, 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식사와 수면을 취해야 함을 안다.

옛날부터 수도자에게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을 수마睡魔 즉, 잠의 마군이라 하며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오고 있다.

수행자의 살림살이에서 잠을 자는 시간은 일반인들보다 적은 것이 상식이지만, 전혀 자지 않고 정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선원에서 ‘납팔정진 臘八精進 (석존을 본받아 성도절인 음력 섣달 초여드레를 앞두고 초하루부터 특별히 정진함을 가리킴)’ 등, 특정한 기간에 이른바 “용맹정진”을 하면서 잠을 자지 않고 참선을 하는 경우가 있어도 대부분 일주일 정도이며 그 이상 지속하기는 실제로 어려움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인정할 줄 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나 한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데 수년 내지 수십 년을 잠자지 않고 정진하기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협존자에 대한 그림을 보면, 그 분은 나뭇가지를 의지하고 서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앉거나 누우면 잠이 오니까 평생 서서 지낸 것을 표현한 것으로 짐작된다.

어쩔 수 없이 잠시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은 집중하여 정진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전혀 잠을 자지 않으면서 수행하였다는 이야기만으로도, 그 원력과 정성이 얼마나 지극한지를 연상케 하는 바, 협존자는 수행자에게 영원한 정진의 모범이며 공부인의 사표로 기억될 것이다.



관리자 18-03-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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