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일어나, 지난 4월 초 뜰앞에 심었던 사과나무 한그루가 사슴의 잇빨에 의해 모든 가지와 잎이 난자당하고 줄기가 꺾인 뒤에 뿌리와 끊어져 사망을 맞게 되었음을 보고 황당하였습니다.
아무리 허기가 져도 잎을 따 먹는 정도는 양해해 줄 수 있겠는데, 나무 가지와 몸톰을 꺾고 껍질을 벗겨 삼켜버린 상태를 보고는 저럴 수도 있는지 너무도 충격이었습니다.
오죽 목마르고 배고프면 그러했으랴 하고 동정심도 없지 않았지만, 지난 넉달 동안 애지중지 물을 주고 키워온 정성이 하루 아침에 허무하게 되니, 아쉽고 난감함을 표현하기 어렵군요.
그럴수도 있음을 알고 미리 보호막을 쳐 주지 못했음을 자책하는 수 밖에 없지만, 자연 환경과 생태계의 인연들을 새삼 사무치게 느껴 봅니다.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며 천진한 사슴들을 미워하지 않으려면, 나무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또 다시 심어 가꾸는 일을 포기함이 현실적이라고 판단되는군요.
한심한 넉두리 한마디: 나무여, 지켜주지 못하여 미안하다! 무더위와 가뭄에 고생이 많았는데, 시원한 곳에서 편한히 쉬기를 비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