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달력에서 음력 칠월 보름 백중 날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제 수행자들의 하안거夏安居 해제일解制日입니다.
한국과는 시차가 있으니, 그곳에는 어제가 되고, 오늘 그곳에서는 승가개혁과 쇄신을 추구하는 "승려결의대회"와 종단 안정을 위한다는 "교권수호대회"가 서울 조계사 같은 장소에서 열리리라고 보도되어 왔으니, 그 모임들이 모두 불교적으로 잘 치러져서 회향이 잘 되어지기를 축원합니다.
좋은 명분을 내세우고 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이 모두 마음을 열고, 공심으로 본분에 맞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보여주어, 불자 및 시민 대중들에게 공감과 지지를 얻고, 희망을 줄 수 있기 바랍니다.
'백중白衆' 즉, 대중에게 서로 고백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며 서로 충고하고 탁마함은, 각자의 수행을 올바로 깊게함은 물론, 공동체의 청정쇄신을 유지하고자 하는 불교 전통의 고귀한 유산입니다.
이날이 하안거 정진을 마무리하는 날이므로, 오늘날 사회의 일반 학교에서 졸업식을 갖는 것처럼, 스님들의 승납僧臘 즉, 출가승려로서의 년차가 정리되고,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 날입니다.
소납도 오늘로 승납49년을 지나 이제 50년차에 접어들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금 이곳에는 대중이 없이 혼자여서, 독자 여러분을 도반 삼아 삼가 백중을 기리려 합니다.
먼저 소납의 부실과 부덕을 불조 佛祖와 여러분께 참회하며, 진솔한 질책과 충고를 기다립니다.
이 뜻깊은 날에 수행하는 스님 개인이나 수도승단에 공양함이 석존 당시부터 권장되어왔고, 그 공덕으로 조상들도 천도될 수 있다고 믿어져왔습니다.
따라서 그 본래의 뜻을 져버리고, 수행과 무관한 이들이 모여, 단순히 무엇을 차려놓고 천도 예식이나 한다고 하면, 이는 그저 자기 기분내고 위안이나 삼자고 하는 허례허식에 불과 할 것입니다.
백중은 율장에 명시된대로, 자자自恣하며 수행과 생활을 가다듬고 본분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로서, 수행승은 물론 모든 불자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쇄신하는 날로 엄정히 기려지기를 거듭 강조하며, 그 날에 자숙하고 자축하는 보람이 크기를 축원합니다.
나무본사 석가모니불! 고성 아란야에서, 비구 진월 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