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인사동에서 인도에서 유학을 하고 온 재가 박사 지인을 만나 쌍화차를 마시며 불교계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 홀로 창덕궁에 들려서 때마침 벌어진 국악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낙선제 근처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국악팀의 대금과 피리, 가야금과 해금, 장고와 풍금 등을 아울러서 청아한 옛곡조를 풀어내었고, 더러는 수궁가와 춘향가의 판소리 및 정선과 진도의 아리랑이 흥을 내거나 구성지게 펼쳐질 때에, 외국인들을 포함한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려 즐겼던 가을의 늦은 오후, 조촐하였지만 알차고 아름다운 문화의 향연이었습니다.
요즈음은 대여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한국 및 외국의 젊은 남녀들이 전통 한복을 차려입고 궁궐 안팍에 거닐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적지않게 보이고, 휴게실 음식점에도 한식과 양식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공존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듯하여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대각사에 돌아와, 인터넷과 티브이를 통해, 주요언론에서 지율스님의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천성산관련 허위보도 정정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대법원 최종심에서 승소판결이 났다는 뉴스를 듣고 감회가 깊었습니다.
지율스님의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의 환경운동과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중지되었던 피해가 수백억에 불과했는데 6조원정도로 부풀려서 악의적으로 보도한 조선일보의 횡포가 국법의 심판으로 바로잡히게 되어 기뻤씁니다.
한 비구니 스님의 환경애호와 국토사랑의 원력 및 정의구현의 강인한 노력은 이 시대 역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보좌관이었던 문재인씨가 지율스님의 단식정진 중단을 위해 설득하는 사진이 함께 실린 관련보도에 격세지감이 듭니다.
소납도 당시 동국대학교 정각원장 재직중에, 50여일의 단식으로 생명이 위태롭던 지율스님을 구하려 애를 쓰며 동국대 일산병원에 입원시켰고, 그녀가 쓴 책을 100여권 사서 주위에 나누어 주었으며, 추위를 감안하여 소납의 누비두루마기를 보시했던 일련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녁에는 안국동 전법회관에서 진행된, 독일 유학중의 혜유 비구니 스님이 발제한 향상포럼에 참석하여 그쪽 현지사정을 들어보았고, 불광사와 자제공덕회 등의 대만 비구니들과 한국 한마음선원 비구니들의 국제 활동과 국내사정의 비교를 통해 안타까움을 나누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비구니스님들의 더 큰 역할이 기대되며, 종단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비구들의 반성과 분발이 있기를 촉구해 봅니다.
불교와 사회발전을 위해 남녀노소 모든 사부대중 불자들의 소통과 협조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아쉬움이 큽니다.
모두가 본분을 깨닫고 책임을 질 수 있기 바라며, 불보살의 가피를 빕니다. 나무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