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때는 랑가 (Langar)에서 요기를 했습니다. 이는 열린부엌 (Open Kitchen)이라는 뜻인데, 모든 사람에게 평등 공양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소납의 기억에는 시크(Sikh) 교단에서 지난 바르셀로나와 솔트레익시티에 이어 세계종교의회 참석자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하여왔는데, 비록 간단한 인도식의 채식이지만, 한번에 수천명을 공양하기도 쉽지 않고, 일주일 내내 계속 준비하기는 여간 어려운일이 아닌데, 이것이 하나의 나눔의 전통으로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자비 헌장 (Charter for Compassion)" 의 만찬이 있었는데, 모든 음식이, 어떤 요리는 육류나 생선같이 보여도, 모두 곡식과 채소 및 과일로 만들어진 바, 종교 수행자에게 합당한 제공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세계로타리재단 대표, 세계종교의회위원회 전의장, 세계종교연합 창립회장이 수상하였고, 자비헌장 창설자 암스트롱 여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현재 54개국 411개의 시가 자비시(Compassionate City)로 참여하고 있는데, 아무튼,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자비가, 현실 사회에서 다양하게 고통해결을 위해 구체적으로 실현되어 나가고 있음을 보고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비의 물결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기를 축원하고 기대합니다.
오늘 오후에는 소납이 홀로 주최하고 주관한 조사선 관련 세션이 있었는데, 십여명의 서양인들이 동양전통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오붓하고 조촐하게 진행되었지만, 낯설은 전통수행문화에 대한 경청과 시범에 따라 좌선을 해보려는 그들의 진지한 모습과 동참에서 미래의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를 일찍 이끌어 주셨던 선사님들은 모두 돌아가신 상황에서, 이 전통을 다음세대에게 전하는 것이 저의 의무와 사명으로 느끼며, 앞으로 선법의 인연을 잘 이루어 나가야 되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에 이른 선법을 미주에 전파하려는 바, 지혜의 법과 마음을 나누는 자비의 향연이었습니다.
저녁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적 기여에 대한 모임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기를 기대하였던 평화학자 요한 갈퉁 박사가 오지 못하여 아쉬움을 느꼈지만, 부리티쉬 컬럼비아대학 교수인 단 베커 교수의 삼일운동과 촛불집회 등의 한민족 평화적 집단 운동의 소개에서는 외국인으로서의 인식능력이 뛰어남을 느꼈습니다. 그의 긍정적 전망과 기대에 공감과 기대를 가져 봅니다.
이 또한 말씀의 자비 만찬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