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선법회(談禪法會)를
제안하며”
어느덧 8월 하순입니다. 월초에 가을의
문턱이라고 볼 수 있는 입추(立秋)의 절기를 지냈습니다.
여느 때처럼 광복절이 지나니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가을은 자연의 순리대로 어김없이 닥아 옵니다. 알찬 가을맞이를 준비합시다.
소납은 여러분과 함께 할 가을법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천 여 년 전부터 한국에서 유래한 담선법회 즉, 참선
수행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법회로서, 고려시대에는 국가적으로 벌어졌던 불교적 전통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 북가주지역에서 현실에 맞추어 나름대로 시도해 보려 합니다.
인간의 본성을 깨닫고 지혜와 안락을 성취할 수 있는 영성계발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하고 체험해 보는 특별한 자리를
다음과 같이 마련하고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제안합니다.
첫 번째 담선법회 입제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가을학기를 시작하는 9월1일, 금요일 저녁 6시에, 산호세
알라메다에 있는 수선회 선방에서 하렵니다.
이어서 매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선불교(禪佛敎 Zen Buddhism)강좌를 개설하고 좌선수행을 하며, 12월 중순까지 100일 동안 정혜결사(定慧結社)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강의의 기본은 초보자에게는 선불교의 입문과정으로 관련 용어의 개념과 배경 등을 설명하고
참선 수행의 길로 안내하며, 다소간 소양이 있는 이들에게는 새롭게 점검 복습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번 가을 학기를 마친 이들에게는 내년 봄에 선불교 역사에 초점을 맞추어 관련 문헌을 공부하며 심화 학습이
있을 예정이고, 계속하여 선불교 사상과 문화 등의 집중연구가 이어질 것입니다. 선불교 강좌와 좌선지도는 그 분야를 전공하고 교육해온 소납이 직접 담당하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참여 요건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오직 순수한 마음과 끈기 있는
열성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관심과 뜻 있는 분은 미리 연락 바랍니다.(jinwollee@gmail.com 408-897-0065, 510-898-8510)
요즈음 산중의 밤엔 선선한 바람결에
풀벌레들의 가을노래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한낮의 더위 같은 번뇌를 보낸 뒤의 시원한 열반의
평안을 연주하는 것 같습니다.
진흙 속에 핀 연꽃처럼, 물신주의로
혼탁한 세상에 자신을 조촐하게 가다듬고 인문의 꽃을 피우려는 수행의 길로 여러분이 들어서기를 권해 봅니다.
한
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며 지친 심신을 풀고 새롭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안정적인 주말을 맞으며 신선한
다음 주를 준비하는 금요일 저녁 수련의 자리에 모여, 즐겁게 탁마하며 서로의 뜻을 함께 이루어가기를
바랍니다.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자각과 성찰의 열린 공동체 건설과 대승자비로서 평화사회를
구현하려는 정신문화운동에 길동무로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하며, 좋은 만남의 인연을 기대하고 축원합니다.
가숭산 고성에서, 비구 진월 손모음
(이상은 샌프란시스코 한국일보에 최근 게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