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편지>
영원하고 절대적인 행복을 향해 나아가시는 길벗 여러분께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리버모아 산위에 “고성선원”이라는 이름의 조촐한 수행도량을 마련하면서, 부처님과 옛적 큰스님들께서 전해주신 가르침을 오늘날 우리 주위에 새삼 전해보고자 하는 뜻을 갖고 살아가는 진월이라는 비구(출가독신수행자)입니다. 한국일보의 배려로, 이번부터 매달 첫 번째 주에 짤막한 편지 글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와 자비의 말씀을 나누며, 그분들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려는 분들에게 참고하는데 일조하려 합니다. 혹시 저도 모르게 잘못 쓰게 되면, 친절하게 지적해 주시며 탁마하고 함께 도를 이룰 수 있기 바랍니다 (필자 연락처:jinwollee@gmail.com). 먼저 부처님을 생각해 봅시다.
아시겠지만, 석가모니부처님(Sakyamuni Buddha 이하 석존)께서는 우리 역사 속에 출현하신 인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이십니다. 2600여년전 인도에 태어나셔서, 29세에 출가하시고 6년간 수행하시어, 35세에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시고 붓다(Buddha 깨달은 분)가 되신 뒤에, 80세까지 인류를 깨우치시다 돌아가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처님을 따르고자 전념하시는 스님들은 공양(식사)하실 때에는 발우(식기)를 펼치면서, 늘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조리며 그분의 삶을 기억하고 되새깁니다: 불생가비라 (부처님은 가비라에서 나셔서), 성도마갈다 (마갈다에서 도를 이루시어), 설법바라나 (최초설법은 바라나에서 하셨고), 입멸구시라 (구시라에서 돌아가셨네). 현재의 지명으로 탄생지 가비라는 룸비니(Lumbini) 근처의 카필라바스투(Kapilavastu), 성도지는 보드가야(Bodhgaya, Gaya), 설법지는 바라나시의 미가디야(Migadiya 녹야원), 입멸지는 쿠시나가라(Kusinagari)입니다. 근래 세계여행자들이 인도 성지순례를 가면, 기본적으로 저곳들을 4대성지로서 방문하고 참배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늘 기억하시며 그 정황을 상상해 보시고, 동참의 기회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불교는 성불 행복의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이고, 어리석음의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입니다. 석존이 열반에 드신 뒤에 인도의 전역과 남쪽으로 스리랑카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북쪽으로는 파키스탄과 중국 등 동아시아로 전파되었고, 현재는 유럽과 아메리카 등 지구촌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불교는 석존당시의 신중심적 브라만교 즉, 현대의 힌두교와 캐스트 즉, 신분차별의 피조물적 질곡을 깨고, 인간중심적 평등사상을 바탕으로 개인의 의타적이고 운명론적인 살림살이 경향을 자유적이고 주체적인 창조적 삶으로 깨우치고 인도한 인류최초의 인간해방과 자유 지향적 세계종교입니다. 스스로 자각하여 개인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다른 이들을 깨우치며 돕고, 모든 생명들을 위하여 세상을 맑고 평화로운 불국정토를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삼아 살아가는 분들을 일컬어 불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은 설사 절에 나가지 않더라도 불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분들 모두를 한길을 같이 가는 길동무로 보고 길벗이라 생각합니다. 존경스런 길벗님들이시여, 인생의 가장 위대한 길을 가시는 보람을 누리시며, 경험과 기쁨을 서로 나누시기 빕니다. 우리 모두를 성불의 길로 인도하시는, 으뜸가는 스승 석가모니 부처님께 귀의하며!
(샌프란시스코한국일보 매월 첫째주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