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교 개념 일고 (禪佛敎 槪念 一考)
어느덧 구월입니다. 음력으로는 아직 칠월입니다만, 아무튼 초가을의 신선한 설렘이 일어날 때인데, 금년의 캘리포니아 기후는 수십 년만의 무더위가 아직도 위세를 부려,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주 택사스주 일대의 하비태풍과 홍수재난 보도를 보며 이른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우려를 체감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지구환경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경고로도 보입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인사 여러분, 며칠이 지나면 천지 운행의 도리에 따라 틀림없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것임을 믿고, 상상과 기다림의 묘미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알려드린 바와 같이, 9월1일 “담선법회”가 개설되었고, 여러분들의 성원 속에 조촐하나마 형편이 되는 이들이 모여 오붓하게 출범하였습니다. 담론의 주제 가운데 핵심용어의 하나인 “선불교”라는 말에 대하여 다양한 인식과 언급이 있으며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줄 짐작하고, 그 기본개념에 대한 생각을 다소 적어 보려 합니다. ‘선불교’란 일반적 ‘불교’와 어떤 관계이며 어떤 특성이 있는지 살펴보십시다. 우선 상식적으로 단어의 형태를 판단해 보면, 선불교는 ‘선’과 ‘불교’의 합성어로서, 불교이지만 선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어 있으므로, ‘선’을 으뜸 또는 중심으로 삼는 불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선’과 ‘불교’에 대한 각각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줄 압니다.
(샌프란시스코한국일보 보도문)
우리말로 ‘선’이라는 말의 어원은 한자(漢字)인 ‘禪’을 우리식으로 발음한 것인데, 이 글자의 중국식 발음은 ‘챤(Chan)’이며, 일본식 발음은 ‘젠(Zen)’입니다. 한자 禪은 원래 인도 말 (Sanskrit) 디얀나(Dhyana)를 중국 발음으로 번역하여 (禪那) 줄인 것인데, 이는 붓다(Buddha)를 佛陀로 음역(音譯)하여 줄임과 같은 사례입니다. 선의 의역(意譯)은 사유수(思惟修) 또는 정려(靜慮)로 쓰는데, 이는 고요하게 생각하며 수행하는 바, 곧 “마음공부” 또는 명상의 심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은 보통 선정(禪定)으로 통하는데, 이는 마음을 고요히 안정시켜서 그 근원 성품을 사무쳐 봄을 가리키며, 그 수행을 참선(參禪)이라 하므로, 선은 문맥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습니다.
‘불교(佛敎)’는 글자 그대로 부처님의 가르침 또는 부처님(깨달은 분)과 그분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인데, 영어로 Buddhism 이라고 번역되어 사용됨은 부처님을 이상적 존재로 보고, 그분에게 귀의하거나 지향하면서 그분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여 궁극적으로는 그분과 같이 부처를 이루는 (成佛) 것을 목표로 하는 종교임을 나름대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불교의 목적이 성불에 있고, 모든 신행의 노력은 성불을 위한 것이어야 함을 가리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성불은 최고 지혜의 완성을 뜻하며 아울러, 그 지혜의 발현으로서 큰 자비로 모든 생명과 존재를 깨우치고 고통으로부터 구제하며 완전한 자유와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이끌어 주는 능력과 자재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선불교는 성불하는데 선이 가장 뛰어남을 믿고 수행하려는 불교전통의 하나라고 정의할 수 있고, 참선자는 선수행을 으뜸삼아 정진하는 분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담선법회로 미루며, 뜻있는 분들의 동참을 기대하면서 줄입니다. 시원하고 풍성한 가을 맞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