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어제 샌프란시스코 한국일보에 실린 산승의 글로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제 여름 기운이 거세게 일어나는 유월입니다. 한국달력은 현충일도 있고 ‘의병의 날 (6.1)’과 6.25전쟁 시작일도 알리며, ‘호국 보훈의 달’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고 기리는 때임을 보입니다. 이즈음, 한국 불교계 특히 전통적 참선에 열심인 수행자들은 이달 초순에 윤사월의 보름을 맞으면서 여름안거를 시작하고, 음력 칠월보름까지 세달 동안 내적 참구에 집중하려 할 줄 압니다. 금년에는 코비드-19상황으로 음력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한 달간 미루어 윤사월 초파일에 열었고, 그 전 주말에 예정되었던 국가무형문화재 연등회도 취소하였는데, 이제는 조용히 수행정진에 집중하며, 방역과 치료에 분주하게 들떴던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안정할 때로 보입니다. 세계적인 전염 방지책으로 시행되던 자택 대피령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아직 백신개발도 되지 않았고 하여 예방책으로 마스크 착용과 대인간 일정 거리 유지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지켜나가는 실정인데, 버추얼 미팅과 온라인 소통은 더욱 활발해질 것 같습니다.
다른 단체와 조직도 비슷한 처지이겠지만, 산승도 참여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지역협의회도 그동안 집회와 대면회의를 할 수 없어서, 지난달 하순에 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하여 화상회의를 가진바 있는데, 지구촌에 널리 퍼진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역병에 공동대처하기 위한 남북한의 “생명공동체” 구축 필요와 8천만 겨레의 공동안전을 위한 국내외 동포들의 소통과 협조가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남북관계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하여,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남북철도 연결과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등도 제안되었고,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에 시민사회 단체들과 협력연대의 구성도 필요함을 공감할 수 있었지요. 산승은 민족의 공동유산인 전통문화재의 공동 발굴과 연구 및 보존 활동을 통한 동질성 회복과 강화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금년에 70주년을 맞는 6.25의 물리적 심리적 남은 상흔들을 조속히 치유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며, 겨레의 미래 세대들에게 평화롭고 부강한 통일 조국을 만들어 넘겨줄 공동 사명과 책임의식 제고에 지혜와 힘을 모을 때입니다. 금년에 20주년을 맞는 ‘6.15공동선언’ 정신도 현실적으로 되살려 활성화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민족의 통일과 부강을 다른 민족과 국가들이 자기들의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 지원해 주기를 바랄 수 없는 국제실정을 감안하면, 우리민족의 운명은 결국 우리 스스로 책임지고 꾸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개인을 포함한 민족 공동체의 이익과 발전을 위한 협조 및 연대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져갈 것입니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생활하는 한인공동체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며 주류사회에 동참하고 기여함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근래 인종차별과 인권유린의 사건 사고들이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음에 걱정이 큰데, 우리 스스로 한국 동포들은 물론 아시아계를 포함하여 소수민족들과도 소통하고 연대하며 상호 배려하여, 다양성의 풍요함과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자체 역량강화와 민족의 위상을 제고하며,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보편적 국조이념을 실현하여 평화사회를 성취하는데 솔선수범하여야하겠습니다. 기술문명의 발달이 양날의 칼처럼 위험할 수도 있는데, 착한 의지로 건전하게 활용하면 효과가 클 줄 압니다. 좋은 생각을 나누고 널리 펴는데 사회 관계망서비스도 잘 활용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산승도 비록 산위에서 홀로 지내지만, 천 여 명의 누리 친구들과 인터넷 소통으로 탁마하면서,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착한 세상을 만드는데 나름대로 애쓰고 있습니다. 온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힘쓰는 모든 분들을 치하하며 보람 크기를 축원 드립니다.